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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하는 심리학 - 남과 북을 가르는 7가지 심리분계선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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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하는 심리학 - 남과 북을 가르는 7가지 심리분계선

서해문집

김태형 (지은이)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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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좌도 우도 아닌
심리학의 눈으로 본 진짜 북한,
지금 넘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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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따위를 포함한다.” 한국어 사전이 풀이하는 ‘상식’의 의미다. 그리고 여기, 한국인 대다수가 반세기 넘게 공유해온 한 움큼의 상식이 있다. 가난해서 불행한 나라, 일상화된 감시와 처벌, 강제노동, 박멸된 개인과 폭압적 권력, 초읽기에 들어간 국가 붕괴…. 이른바 ‘교양 있는 현대 한국인들의 표준적 북한 상식’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해온 미디어와 국제기구의 이름값을 빌려 종종 ‘사실’의 너울을 두른다. 그렇다면 다시 사전의 풀이를 좇아 반문해보자. 우리가 의심치 않는 북한 상식에 담긴 지식, 이해력, 판단력 그리고 분별력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할까?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은 일상에서 흔히 드러나는 한국인들의 특징적 심상을 표집, 이를 역사‧제도적 맥락과 결부시켜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로 규명해내는 데 탁월한 성취를 거두고 있는 지식인이다. 특히 분단체제가 남북한 주민들 마음에 새긴 상처와 흉터를 관찰해온 그는, 한국인들의 평균적 북한 인식을 70년 묵은 편견이 초래한 ‘장애’로 규정한다. 그리고 탈북자와의 대면 인터뷰, 개성공단 핵심 관계자 및 노동자들의 진술, 북한 장기체류자들의 증언에 기초한 북한 주민들의 심리 분석을 통해 이제까지의 ‘상식’을 남김없이 뒤집는다. 이 책은 그 살핌과 전복의 소산이다.

만들어진 디스토피아,
상상된 북한에 대한 심리학적 논파

학교와 직장이 즐거운 사람들, 갑질과 혐오에서 자유롭고 불안과 우울에 빠지지 않는 사람들, 윗사람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사람들, 각자도생과 승자독식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경쟁하는 사람들…. 신뢰성 낮은 통계와 언론 보도에 따른 가치 판단을 철저히 소거한 채, 심리 분석으로만 도출된 북한 사람들의 이런 진면은 언뜻 ‘비상식적’이다. 반세기 넘게 퇴적된 관념과 그에 따른 확증편향은 이 책의 논지를 한낱 ‘망상’으로 내몰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역사상 모든 혁명은 그 혁명이 성공하기 전날까지 망상에 불과했다. 모든 독립은 해방 이튿날에야 비로소 모두의 상식이 된다. 왼눈이나 오른눈만이 아니라 ‘심리학의 눈’으로 북한을 관찰한 이 책 또한, ‘한국인 99%가 모르는 진짜 북한’을 망상이 아닌 ‘사실에 부합하는 상식’으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다.
무엇이 한국인의 99%를 ‘북맹’으로 만들었을까? 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이 지목한 용의자는 셋이다. 첫째는 미디어의 허위·왜곡 보도다. 독자들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눈 밖에 나 총살당했다던 인물이 몇 해 뒤 멀쩡하게 살아 등장하거나 심지어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북을 부활의 나라, 좀비의 나라로 만든 장면들을 여럿 기억한다. 물론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웃고 넘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북에 관해 자신들이 믿고 싶은 대로 보도하고, 대중들도 그러기를 바라며 반세기 넘게 생산·배포된 언론의 가짜뉴스들은 한국인들의 대북 견해와 감정을 크게 뒤틀었다. 역설적으로 2000년에 열린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변화되기 시작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급반전한 대북 여론은 미디어의 윤색이 없는 생중계의 힘이자, 한국인들이 마타도어에서 놓여나기 시작한 시그널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두 번째 원인은 공포다. 프로이트와 프롬이 진단하듯 공포는 힘이 세다. 오이디푸스가 그토록 증오한 아버지의 가치관을 따르게 된 것도, 허구와 환상을 실제와 실리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도 공포의 위력이다. ‘종북·빨갱이 낙인=사회적 매장’이라는 한국 사회의 등식은 진보적 지식인이나 북한 전문가들조차 ‘레드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사실이 아닌 ‘안전한 허위’를 추구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레드 콤플렉스의 강도에 따라 한국인들의 북한 인식도 부침을 거듭했음을 살피며, 사회적 공포의 해소야말로 ‘상상된 북한’을 논파하는 심리적 열쇠라고 강조한다.
세 번째는 대북 우월주의다. ‘남이 북보다 잘산다, 따라서 남이 북보다 낫다’는 발상은 남북의 차이를 우열과 승패로 거칠게 양분하며 합리적 대북 인식을 방해해왔다. 저자는 한국인들의 대북 우월주의 이면에 뿌리박힌 열등감에 주목한다. 1980년대까지 초대 정권의 정통성에서부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심지어 경제력에서조차 남이 북에 열세였다는 데서 자라난 열등감이 오늘날 한국인들의 가학적 대북 우월주의로 변모하며 대북인식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남북 공감의 열쇠,
틀림에서 다름으로

이 책은 편견에 기초해 남북의 마음을 갈라놓는 일곱 가지 분계선(돈, 관계, 개인-집단, 일, 마음, 권력, 국가)을 설정하고, 심리 분석을 통해 하나하나 뛰어넘는다. 군사분계선의 원인이 한국전쟁이라면, 남북 사이에 심리분계선을 긋고 강화해 온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단언한다. “제도가 심리를 규정한다”고. 자본주의 체제에서만 살아온 한국인들은 사회주의를 막연히 그른 것으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한국인들에 견줘 건강하다고 진단되는 북한 주민들의 심리는 대부분 사회주의적 제도·문화와 결부돼 있다. 저자는 특히 한국의 ‘개인적 경쟁’과 대비되는 북한 주민들의 ‘집단적 경쟁’에 주목한다. 《월북하는 심리학》에서 소개되는 집단적 경쟁 또는 조합주의적 경쟁이 보여주는 관계의 건강성과 공공성의 발현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잃어버렸거나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민주공화국의 미덕이자 자격인 ‘공개념’의 한 경지를 드러내 보인다. 결국 심리분계선을 넘어 남북 공감으로 가는 길은 틀림을 다름으로, 그 다름의 미덕을 인정하고 배우는 데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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